스승: (차 한 잔을 제자 앞에 놓으며) 이 차를 마시는 과정을 설명해 보아라.
제자: 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차와 입이 필요합니다. 차에 의존하여 맛을 느낍니다.

스승: 그렇다면 차가 있고 입이 있다고 해서 항상 맛을 느끼는가?
제자: 아니요, 실제로 마셔야 맛을 느낍니다.

스승: 좋다. 이제 차를 한 모금 마셔보아라. 그리고 그 순간을 자세히 관찰하라.

(제자가 차를 마신다)

스승: 무엇을 경험했는가?
제자: 차가 입에 닿는 순간 즉시 맛을 느꼈습니다.

스승: 그 경험을 "의존하여"와 "접촉하여" 중 어느 말로 더 잘 표현할 수 있겠는가?
제자: (잠시 생각하다가) "접촉하여"가 더 정확한 것 같습니다. 차가 혀에 접촉하는 순간 맛이 느껴졌으니까요.

스승: 그렇다. 이제 paticca를 "접촉하여"로 이해한다면, 부처님의 가르침 중 "눈과 형상을 조건으로 눈-의식이 생긴다"는 말씀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겠는가?
제자: (깊이 생각하며) 아마도... 눈과 형상이 접촉하는 순간 즉시 보는 경험이 일어난다는 뜻일 것 같습니다.

스승: 좋은 통찰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해가 우리의 수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제자: (잠시 침묵 후) 매 순간이 새로운 접촉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각 접촉이 즉각적인 경험을 만들어내니, 현재 순간에 더 깊이 머물며 각 경험을 더 예리하게 관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승: 훌륭하다. 이제 가서 일상의 모든 경험을 이 관점에서 관찰해 보아라.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아라: "매 순간의 접촉이 나의 경험을 어떻게 형성하는가?" 그리고 "이러한 이해가 나의 수행과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

(스승은 말없이 자리를 떠나고, 제자는 차를 응시하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의존하여"와 "접촉하여"의 차이를 설명하는 비유:

1. "의존하여" (덜 적절한 해석):
   비유: 식물의 성장
   - 식물은 햇빛, 물, 영양분에 "의존하여" 자랍니다.
   - 하지만 이 과정은 점진적이고, 즉각적인 결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2. "접촉하여" (더 적절한 해석):
   비유: 피아노 연주
   - 손가락이 건반에 "접촉하여" 누르는 순간 소리가 납니다.
   - 이는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결과를 가져옵니다.

"접촉하여"가 더 설득력 있는 이유:

1. 즉시성: 
   - 감각 경험은 식물이 자라는 것처럼 서서히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 피아노 건반을 누르는 것처럼, 감각 기관과 대상이 만나는 순간 즉시 의식이 생깁니다.

2. 직접성:
   - "의존"은 간접적인 관계를 암시하지만, 감각 경험은 매우 직접적입니다.
   - 피아노 연주에서 손가락과 건반의 접촉이 직접적인 것처럼, 감각 기관과 대상의 만남도 직접적입니다.

3. 명확한 인과관계:
   - 식물 성장의 경우, 어떤 요소가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 반면, 피아노 연주에서는 특정 건반을 누르면 특정 음이 나오는 것처럼, 감각 경험에서도 특정 접촉이 특정 의식을 일으킵니다.

4. 경험의 구체성:
   - "의존"은 추상적인 개념이지만, "접촉"은 구체적이고 경험 가능한 사건입니다.
   - 우리는 실제로 감각 대상과의 "접촉"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5. 불교의 실천적 관점:
   - 불교는 직접적인 경험과 관찰을 강조합니다.
   - "접촉"이라는 해석은 이러한 실천적, 경험적 접근에 더 부합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감각 경험을 설명할 때 "접촉하여"라는 해석이 "의존하여"보다 더 정확하고 유용합니다. 이는 불교의 가르침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감각 사건에서 'vipāka vedanā'와 'samphassa jā vedanā”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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