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만에 와서 보니 버드나무 가지가 연두색으로 길게 늘어졌습니다. 이 시기 형성되는 원인 조건 따라 상카타가 형성됩니다. 나의 오온이 흐르고 있습니다. 순간순간 수상행식이 펼쳐집니다. 눈앞에 있는 버드나무뿐만 아니라 시작을 알 수 없는 때부터 보았던 버드나무도 앞으로 보고 싶은 버드나무도 함께 춤을 춥니다. 모든 사연들이 함께 동참합니다. 지금 나의 세상을 보고 있습니다. 부질없는 나의 욕망과 그리움이 이 아름다운 봄날을 기꺼이 찬탄합니다. 아 덧없는 세월이여! 이 봄날이 금방 지나갈것을! 꽃피자 곧 퇴색할 것을! 영원한 시점 이전부터 무한한 세월을 지나가도! 다섯 무더기를 쌓고 쌓는구나! 태극권 37식 수업 (예비식-기세-람작미) 2023.3.25 창우공원
2022.10.1 5:30-11:00 남한산성 침괘정 카페네스트 태극행선 담마토크 침괘정 오르는 계단이 이제는 캄캄하다. 어두운 돌계단을 조심스럽게 걸어올라간다. 이런 밤길이 옛스럽게 스껴진다. 늘 그러하듯이 깜깜한 마당에 크게 숨을 내쉬고나서 준비운동을 시작한다. 송신법 허보장 웅경공 37식 태극선 태극검 목봉 인디언클럽. 깊은 어둠속에 하나되어 움직이다가 여명이 배경을 짓고 서서히 그 이름들이 보여질 때 길게 하품을 하고 기지게를 켜고 싶다. 높은 가을 아침은 청명하다. 옅은 안개도 좋다. 순수한 담마를 만났다는 느낌은 아주 강하다. 스리랑카의 와하라까 존자께서 전하신 순수한 담마의 이치를, 랄(Lal) 존자께서 깔끔하게 정리한 법문 에세이를 날마다 올리시고 있고 나는 그것을 열심히 읽는다. 깊은 체..
2022.9.28 12:30-17:00 남한산성 침괘정 카페작은숲 20년 넘도록 태극권을 수련하다가, 몸 움직임의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이는 곧 정신의 고요함이라고 깨닫게 됩니다. 정신 수련을 강조하니 태극권이 태극행선이 되었습니다. 매일 수련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몸이 건강하고 마음에 지혜로움이 깃들 것입니다. 태극행선太極行禪은 태극권이 아닙니다. 모양은 태극권 초식을 따르지만 무술을 연상하지 않습니다. 행선은 몸을 느끼고 관찰하는 명상입니다. 행이란 saṅkāra며, kāya vaci 상카라를 대상으로 삼고, 선이란 명상입니다. 태극행선이란 태극권의 몸 동작과 요결을 따르며, 의념으로는 온 몸의 움직임을 느끼고 관찰합니다. 일생생활의 몸과 마음으로 확장해서 선행을 이끌고 악행을 멀리합니다. 예비식은 ..
7.30(토) 5:30-12:00 남한산성 침괘정 카페르방 여름날 새벽은 밝다. 전형적인 상쾌한 여름 날씨다. 하늘은 파랗다. 덥지만 습도가 높지는 않다. 침괘정 뒤뜰은 보수공사를 한 흔적이 보인다. 매미소리와 벌레소리가 일찍부터 요란하다. 태극행선을 하기 전에 잠깐 모여서 지시어와 요결을 상기한 후에 수련에 들어간다. 태극권 초식을 할 때는 초식의 의미를 찾지 말고, 움직임에 대하여 요결을 잊지 말 것, 즉 반듯이 몸 중심점을 확보하여 유지하도록 노력하며(미려중정), 어깨를 가라앉히고(침견수주) 머리를 몸통 위에 가볍게 올려놓고(허령정경) 허리가 움직임을 주도하고 부동수가 되도록 잊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심신방송을 이어가면서 마음을 차분하고 고요히 하면서, 움직이는 느낌과 감각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5:30 창우공원 새벽 다섯 시 반에 이미 공원에 나와 있는 우정님과 기본 태극행선으로 37식과 태극선을 한 후 벤치에 앉아 잠시 대화를 나누다. 우리가 동작을 느리게 하는 이유는 힘도 빼야 하고 움직임도 느껴야 하고 일어나는 생각들도 알아차려야 하고, 알아차림도 쭉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주에는 욕계 불선심과 선심을 알아보았으니, 이제는 과보의 마음도 알아차려보자. 오감으로 알아지는 첫 느낌은 과보의 마음이다. 알아지는 마음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할 때, 이 시점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마음이 오염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대상에 달라붙는 것을 오염, 갈애라고한다. 우리는 오염된 자신의 습관 성향대로 살아지고 있다. 이것을 자주 이해하면서 수행한다면 우리의 성향이 조금이라도 좋은 쪽으로 기울게 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