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커먼 나무숲 사이로 가느다란 달빛이, 걷는 길에 뿌리니, 밝은 부분이 언덕인가 계단인가 조심스럽다. 하늘을 처다보니 숲 사이로 초생인가 그믐인가 조각달이 지나간다. 산길이 깜깜하니 달빛이 밝게도 느껴진다. 고양이처럼 발걸음을 내 딛는다. 오직 발 앞만 보게 된다. 숨이 차면 조금 멈추고, 그렇게 오르다 하늘이 크게 보이는 곳에서 천장을 처다보니, 세삼 별들이 많고 또렷하구나. 조건지어진 세상을 잠깐 느껴본다. Saṅkhata를 떠올리며 다시 Saṅkhāra를 그리고 Viññāṇa를 숙고하다가 오온을 생각해 본다. 오늘은 바람이 잔잔하다. 내 마음도 바람처럼 흐른다. 수어장대에 오르니 어스름이 걷치고 여명이 다가온다. 동쪽에 붉은 기운이 느껴지고 나무들의 형태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또 다른 세상을 맞이..
2022.10.08 6:00-11:45 토요수련 남한산성 침괘정 카페네스트 일주일전보다 확연히 다른 공기, 쌀쌀해졌다. 오늘도 동녘에 빛이 밝게 들어왔다. 침괘정 무늬가 잔잔한 바람기운과 함께 태어났다. 우리 몸이 어두울 때 침착하더니 날이 밝아오니 도두 일어나 맞이하고 있다. 몸이 밝아 졌다. 어두울 때 그림자처럼 움직이더니 이제는 가볍게 움직이고자 한다. 나는 가만히 몸을 바라본다. 몸이 세상을 감지하고 시시각각 세상을 표현한다. 몸이 또 다른 세계다. 몸이란 상카라가 일어나는 오온의 무대를 말합니다. 그 무대에서 희노애락 온갖 감정이 펼쳐지는 곳입니다. 공부는 몸으로 합니다. 세상을 몸이 지각하고 세상을 여는 것이니, 담마가 내 몸에서 살고있음을 확인해야합니다. 그 분께서 말씀하신 둑카를 내 몸안에..
2022.9.23 8:00-12:30 남한산성 카페네스트 감각의 세계, 감정의 세계, 물질의 세계, 루빠의 세계, 삼계, 나마곳따, 간답바 우리 집에는 들어오는 여섯 문이 있고, 나가는 세개의 문이 있다. 들어오는 다섯은 오감이고, 잘 보이는 뚜렷한 문이고 다른 하나는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는 생각의 문이다. 오감을 즐기는 낙으로 산다면 세속의 삶이고, 절제하며 건강하게 즐기면 세간의 건강한 삶이고, 들어오는 여섯문의 위험함을 깨닫는 삶은 청정한 삶이다. 몸이 움직이는 행선은 고요하다 바람과 기대와 희망이 없다 보이고 들리고 바람이 느껴진다 자유로운 문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