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 @연세대 루스 채플관

 

2014 @애니버셔리 하우스웨딩홀

 

 

열흘 전에 대학 친구 아들 녀석 결혼식에 참석해서 축가를 불렀다. '젊은 연인들'이라는 곡인데, 원래 대학가요제를 통해 유명해지기 전에, 대학교 재학시절 친구 4명이 봄축제 때 4중창으로 불러 1등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심사위원들의 분에 넘치는 칭찬이 엊그제 일만 같은데,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신랑 아버지가 함께 부르자고 제안했다. 미국에 사는 한 친구도 비행기 타고 날라와 저녁에 노래방을 빌려 연습했다. 

 

신랑 신부가 기꺼이 동의한 것이 기특하기도 하고, 요즘엔 이런 풍경이 낯선 것은 아니라곤 하지만, 나이 먹어 아들 녀석 축가를 부르자니 쑥쓰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축가가 끝나자 하객들이 크게 박수 치고 환호한다. 다행스러웠다. 분위기가 화기애애 해졌으니. 이 젊은 연인이 아름답고 건강하게 두 손을 꼭 잡고 잘 살기를 바란다.

 

자식을 결혼시키고, 우리는 지긋한 나이에 접어들었다. 강물이 흐르듯 세월이 흘러간다. 모든 것들이 함께 변한다. 몸이 늙고 낡아 가지만, 마음은 얼마든지 더욱 지혜롭게 변해갈 수 있다고 한다. 친구들이 더욱 자애롭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노인들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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