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영화
이렇게 밝은 봄날이면 마음이 설레어, 어디론가 가고 싶었다. 조금은 그 기운이 남아 있어서, 남양주종합촬영소에 영화 보러 갔다. 가는 길에 양수리 물가에서 점심을 먹고, 진달래, 벚꽃, 산수유, 개나리. '취화선'에 나오는 마을 어귀에 들어서자, 지난날 살았던 옛 고향 생각. 좁다란 골목, 뛰노는 아이들 소리. 그때의 봄바람이 불어온다. 나를 의지 하는 어머니 손길은 참으로 가볍다. 처음으로 영화관엘 가보신지라, 다시 또 조금 설레신다. '수상한 그녀'라는 영화. 우리의 마음은 다들 수상할 법한데, 어머니는 어서 영화가 끝났으면 한다. 너무 큰 음향 소리에 괴롭기만 하다. 밖으로 나오니 눈부시다. 환한 봄날 쑥 캐는 아줌마를 부럽게 바라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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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6. 0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