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
고골에서 북문을 올라가는 길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산책코스입니다. 토성 위 능선은 걷기에 가파르지 않구요. 산성을 오르내렸을 역사를 상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 길에 진달래꽃이 한창이군요. 참으로 대비적인 질감입니다. 강직한 것들 속에서 여린 분홍 이파리로 먼저 생존을 계산합니다. 봄날 따스한 햇볕도 골짜기 찬바람도 그저 최선을 다해 맞습니다. 어찌 보면 슬픈 님을 보내는 이야기도 나오겠고, 어찌 보면 모든 것들을 포용하는 어머니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새침 뜨기 어린 여동생 같기도 합니다. 조용히 그녀 곁을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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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4. 10. 2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