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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영화

바훌라 2014. 4. 6. 09:58

 

 

이렇게 밝은 봄날이면 

마음이 설레어,

어디론가 가고 싶었다.

조금은 그 기운이 남아 있어서,

남양주종합촬영소에 영화 보러 갔다.

가는 길에 양수리 물가에서 점심을 먹고,

진달래, 벚꽃, 산수유, 개나리.

'취화선'에 나오는 마을 어귀에 들어서자,

지난날 살았던 옛 고향 생각.

좁다란 골목, 뛰노는 아이들 소리.

그때의 봄바람이 불어온다.

나를 의지 하는 어머니 손길은 

참으로 가볍다.

처음으로 영화관엘 가보신지라,

다시 또 

조금 설레신다.

'수상한 그녀'라는 영화.

우리의 마음은 다들 수상할 법한데,

어머니는 어서 영화가 끝났으면 한다.

너무 큰 음향 소리에 괴롭기만 하다.

밖으로 나오니

눈부시다.

환한 봄날

쑥 캐는 아줌마를 부럽게 바라보신다.